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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책

소설 컨설턴트_임성순 지음

소설 <컨설턴트>를 읽었다. 원래 소설은 거의 읽지를 않았었는데 구입과 완독이 순식간이었던 작품....
사실 이 책을 망설임없이 선택하게 된 것은....
요즘 한창 재미에 빠진 트위터에서 우연히 읽게 된 <삭제된 KBS 추적60분 PD의 사내 게시판 글> 중
다음의 인용 때문이었다.


“우리가 컨설팅을 한다고 해서 자동차 만드는 일에 대해, 가전 제품을 만드는 일에 대해, 건물을 짓는 일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거 같아? 그런데도 회사에서는 우릴 고용하지. 왜냐면 이 모든 것들이 자신들의 결정이 아닌 컨설팅의 결과라고, 객관적인 평가라고 말할 수 있으니까.”
  잔을 내려놓는 그의 표정에 의구심이 떠올랐다.
  “그래도 나름 객관적인 거 아니야?”
  “객관? 우리가 컨설팅할 때 참고하는 모든 자료들을 누가 만든다고 생각해? 바로 회사야. 내 가치판단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해서 객관적인 건 아니지.”
  나는 이제 더 이상 고객들의 선악을 판단하지 않는다. 그것들은 그저 의뢰일 뿐이다.
  “그 말은 컨설팅을 맡기는 이유가 고작 책임지지 않기 위해서라는 거야?”
  “물론 다른 이유도 있어. 돈을 내는 사람들에게 뭔가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믿게 해주니까. 그건 제법 중요하거든. 또 우린 아주 깔끔하고 정확하게 끝맺음을 하니까.”
                                                              - <컨설턴트> 135P


추적PD의 게시판 원문은 여기에서 ☞ http://poisontongue.sisain.co.kr/1566

컨설턴트제6회세계문학상당선작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한국소설일반
지은이 임성순 (은행나무,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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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구절 : 진정한 ‘구조’는 결코 조정되지는 않는다. 사라지는 건 늘 그 ‘구조’의 구성원들뿐이다.

추리소설 줄거리로써 사람을 구조조정(살인)한다는 제법 인상깊은 스토리를 보여준다.

예스24 댓글보면, 문장 구조가 틀렸느니, 문법이 맞지 않느니 딴지를 걸고 있는 분도 계신데
대체적으로 적절한 긴장감과 궁금증을 유발하는 구조였다고 생각이 든다.

(일독 후 왠지 '구조'라는 말을 아껴쓰게 된다.;;)


[줄거리](예스24에서 펌)
나는 킬러다. 하지만 내가 벌이는 살인은 오직 키보드 앞에서만 존재할 뿐이다. 나는 구조조정을 한다. 구조조정이란 구조는 변치 않고 그 구성원만이 사라지는 일이다. 나는 매우 평범하다. 화이트칼라들과 다를 바 없다.
살인 방식은 간단하다. 회사의 의뢰를 받아 고객에게 우연처럼 보이는 불행의 연쇄를 계획한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작은 불행들이 누적되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죽음에 이른다. 그리고 그것은 결코 타살처럼 보이지 않기에 누구도 불행해지는 사람 따위는 없다. 이 때문에 나는 죽음을 제공하는 것도 일종의 서비스업이며, 이 일은 컨설팅을 하는 전문직이라고 생각한다.
딱 한 가지 두려운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회사이다. 회사는 언제나 선택을 조종한다. 실제로 나에겐 어떤 선택의 여지도 없으며, 그러므로 사람들의 죽음에 대한 책임 역시 없다. 고객들 역시 과거를 캐보면 또 다른 누군가의 가해자였다. 물론 고객들은 자신들의 책임을 인지하지 못하겠지만, 따라서 나도 양심의 가책을 느낄 필요가 없다.
이 모든 일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나는 평범한 삶을 살길 원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청혼을 할 예정이다. 그런데 갑자기 회사는 옛 애인의 구조조정을 의뢰한다. 정확히 알 수 없는, 조금은 불편한 감정이 들지만 어렵지 않게 옛 애인의 죽음을 설계했고 그 계획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완벽했다. 하지만 그녀의 죽음으로 나는 경찰서의 조사를 받게 된다. 그녀의 죽음은 내 계획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나는 이 모든 것이 회사의 음모라고 생각한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회사에 대해 알게 되면 알게 될수록 모든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의심이 깊어간다.
괴로워하던 나는 도망치듯 콩고로 떠난다. 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는 콩고를 가로지르며, 나는 회사의 정체를 서서히 깨닫는다. 동시에 자신을 지구 반대편까지 끌고 왔던, 나를 두려움에 빠뜨렸던 보이지 않는 것의 실체와 마주한다.

처음 전개는 너무나 재미있고 흥미진진한데, 끝에 주인공이 콩고로 가는 장면부터는,

예전에 현대문학을 읽기 싫었던 이유가 다시 떠오른다.

'어렵다.'

사춘기 시절 은근한 기대로 몰래 보았던 영화 <<우리는 지금 제네바로 간다.>>라는 제목이 떠오르고,
우리는 지금 제네바로 간다
감독 송영수 (1987 / 한국)
출연 강수연,이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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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의미, 번뇌 등을 끊임없이 탐구하는 정신들이 느껴진다고나 할까.....-_-;

밑에 '야구장 이야기'는 별 쓸데없는 개인의 일상을 마구 끄적인 느낌이어서 별로 였는데,

<컨설턴트> 말미는 무언가 메시지를 주려고 한 인위적인 부자연스러움이 느껴진다.

그러나, 평일 새벽잠을 줄일 만큼 앉은 자리에서 순식간에 읽으며, 다음 페이지가 계속 궁금했던 걸 보면,

무척이나 재미있었던 것은 틀림없다.



[연관 검색어] 엄정화 주연의 <<베스트 셀러>> 




'백작'이 있었던 살인사건을 받아썼다면, <<컨설턴트>>의 나는 살인사건을 기획 집필했다.

덧) 엄정화 얼굴이 제일 무서웠음. 그 머리랑 거지할매랑 비슷해서 헷깔리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