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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책

독서에 관한 chondoc(박경철)님의 멘션





독서하는 방법론에 대해 궁금해 하던 시기가 있었다. 본격적으로 목표를 가지고 책을 읽은지 사실 몇 년 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이들의 독서방식이나 철학 등은 어떨지 궁금할 때 찾아 읽은 책이 있다.



<고수를 찾아서>와 같은 컨셉으로 저자들이 소위 '독서의 고수'들을 찾아서 인터뷰한 내용 들을 엮은 것이다. 1년에 200권을 더 읽는 '고수'도 있고, 독서 단위를 '권'이 아닌 '페이지'로 이야기하는'고수'들도 있다. 책의 부제처럼 지식에서 행동을 끌어내는 독서력 이라는 명제에 대해 심심치 않은 판단을 내려 준 책이다.


최근에 온라인으로 접한 몇몇 분들께서 '책읽기'에 대해 언급하신 내용을 보았다.

나의 독서 방식과 철학은 어떠한지 다시금 되돌아 보는 시간이 되기도 하였다.

물론 누가 맞다는 것은 불필요한 가치 판단일 것이다.

그러나, 트위터에서 읽게 된 시골의사 박경철 님의 멘션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여러 번 읽어보며 공감과 탄식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정갈한 문체를 읽을 수 있어 참 고맙다.


[시골의사 박경철 님의 글]


'러너스 하이'라는게 있죠. 마라톤 하시는분들이 느끼는 일종의 부유감인데, 조깅을 하다가 마치마약을 한것 같은 해방감을 느끼게 되는것을 가리키죠. 이게 마라톤에 중독되는 이유인데, 모든 도전이 그런것 같습니다.

 



이런 '하이'는선사들이 선방에서도 느끼는 것인데, 이런걸 불가에서는 상기병이라고도 부르죠. 화두를 들고 정신을 극한으로 몰아부치면 나타나는 일종의 부유감인데, 알음알이단계에서는 이걸 깨친 것이라 여기고, 조사를 찾아가서 '인가'를 청하기도 합니다.

사람의 행위는 모두 이런 종류의 '하이'가 있고, 음악감상이나, 독서같은데서도 같은 체험의 영역이 있습니다. 음악에 몰입하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른다던지, 독서를 하면서 머리끝부터 꼬리뼈까지 찌릿찌릿한 체험을 하는 거죠.

제 생각에는 독서체험의 최고경지가 이것이 아닌가 싶은데,그걸 위해서는 항상 내게 조금 버거운 책을 읽어야 하죠. 내 수준에 적당한, 혹은 원만한 수준의 책을 읽으면 이런 체험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발전이없고 제자리에 맴도는거죠.

 

다소 어려운 언어, 현재 수준에서 약간 난해한내용을 담은 책을 버겁게 읽는것이 숙달되면, 평이한 문장이나, 쉬운언어로 쓰여진 글에 매력이 사라집니다. 등반가가 동네 언덕에 올라 쾌감을 느낄 수 없는것과 같죠,


독서는 지금 내 수준에서 조금 힘든 문장, 언어, 주제를 담은 책을 골라 한발 한 발 나아가는 것인데.. 그 과정에서 '리더스 하이'를 체험하게 되면 그야말로 독서광이 되죠.. 대신 이후부터 자신의 말이나 글이 현학성을 띄게 되는 것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런 이치는 모든것에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진인사 대천명이라는 말이 나온 것이죠. 무엇이건 최선을 다했을 때, 느끼는해방감.. 결국 모든 것은 결과가 아닌 과정인 셈입니다..

물론 편한 독서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다만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 이죠. 즐거움을 위한 독서와 얻기 위한 독서를 구분하고, 놀이로서의 독서는 처음부터 여가로, 얻기 위한 독서는 공부로 분류해야혼란이 없을 것 같습니다.



많은 책을 읽었다고 지적 역량이 강화되는 것도 아니고,적게 읽었다고 반대가 되는 것도 아니죠. 무슨 용도로 어떻게 읽었느냐가 핵심인 셈입니다. 특히 주의할 것은 관심분야에 편중된 독서는 아집만 키울 수 있습니다. 독서는 새로운 세계로의 초대거든요..

 

                                                                                    - chondoc(박경철) 트위터 멘션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