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회, 무한 경쟁이란 단어의 사회적 의미도 제대로 모른 채 대학에 들어가고, '빵을 위한' 학문을 배우며, 학교에서 사회로 미끄러져 갔다. 사회란 곳에 두 발을 딛고 서 보니, 내가 가진 것이 왠지 초라해 보이고, 하찮게 여겨지기 시작했다.
'무언가 판을 바꿀 것이 필요해, 뭐가 있을까? 뭐가 좋을까? 뭐하지, 뭐. 뭐. 뭐. 뭐어~~~~~~ (뾰로롱) MBA!
그래, 나도 MBA가는거야?! 그게 시원하게 호기 부려 본 것임을 깨닫는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까다로운 준비과정과 커다란 부담으로 다가오는 학비, 체류비가 장애요인이라 생각했었는데, 어느 새 MBA 패러다임도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누군가의 말처럼 '패션 트렌드'같이 해외유학자가 넘쳐나고, 고학력 실업자가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서 ROI(MBA 투자비용 대비 실질 연봉 증가율)를 따져봐도, MBA가 현 상황을 타개하는 만능 열쇠는 아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는 선진국도 아니고, 우리회사는 글로벌 넘버 원도 아니다! |
MBA 커뮤니티에서 작은 반향이 일었던 글이 있다. 대기업 중간관리 직급인 분이 MBA를 준비하다가, 여러 가지 고민 끝에 결국 포기하였다는 내용이었다. 단순히 중간 포기자의 변에 그칠 내용이지만, 그 분의 주장은 MBA 갔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다면 그렇게 장밋빛 미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었다. 차라리 조직 내에서 인정받으며 내부 성장하는 것이 장래를 볼 때 더 수익률이 높다는 것. 우리나라는 선진국도 아니고, 우리 회사는 글로벌 넘버 원도 아니니, 개선 과제는 도처에 널려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한 불만만 잊지 않고 업무개선 일지를 작성하면서 점차 개선해 나가는 것이 더 낫지 않겠냐는 것이다.
최근에 『10일 만에 끝내는 MBA』라는 책을 읽었다.
내용은 알차고 읽을 만한 내용이지만, 제목 자체는 참으로 사기같다. 사실 사내 e-campus 과제를 선정하던 중 컨텐츠가 무난해 보여서 선택한 책에 불과하다. 이 책을 읽고 10일 만에 MBA를 끝낼 수는 있겠나?
책을 보니 생각보다 베스트셀러였고 내용도 군더더기없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일자별로 정리되어 있어 독서계획을 세우기도 편했고, 발췌독도 가능하다. 전공자는 부담없이 쉽게 읽혀지는 장점도 있다.
[2006년에 첫 출간된 이래, 현재 13쇄에 달하며 스테디 셀러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도서.]
MBA 과정에 대한 이야기라기 보다 경영학에 대한 Summary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어울릴 것 같다. 경영학의 신개념이나 최근 트렌드는 반영되어 있지 않고, MBA의 최대 장점인 Case Study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가장 기본적인 개념은 충분히 학습할 수 있다. 책을 쥐면, '주어진 10일'을 다음의 순서로 학습하게 된다.
첫째날. 마케팅
둘째날. 윤리학
셋째날. 회계학
넷째날. 조직행동론
다섯째날. 계량분석
여섯째날. 재무관리
일곱째날. 생산관리
여덟째날. 경제학
아홉째날. 전략
열째날. MBA 미니코스*
마지막 MBA 미니코스는 별 다른 이야기는 없다. 읽지 않아도 무방하다.
[Larry's Choice] ★★★☆ 경영학도들에게는 비추! |
MBA, 그것도 10일!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만,4년간 학과수업으로 모두 배운 내용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비전공자들에게는 경영학 에센셜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책들과 비교해 보아도, 내용 정리가 핵심적으로 잘 되어 있는 편이고, 사례들도 비교적 이해가 쉽다.
만약 경영학 비전공자라서 업무에 자신없어 하는 신입사원이 있다면, 일독을 권하고 싶다. 이해도가 부족한 분들이 개념 정리를 위해 활용하기에 안성맞춤이라 여겨진다. 전공자라면 잊고 있던 개념에 대한 복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경영학 비전공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봐야될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