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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책

아직도 가야할 길(The Road Less Traveled)_M. Scott Peck

아직도 가야할 길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산뜻하게 개정판이 나왔다. (역자와 출판사가 다르다.)



 삶의 타래가 얽힌 걸 느꼈을 즈음 구원처럼 만난 책

 

삶은 고행이다.(Life is difficult)”

부처님의 말씀을 인용한 위 문장으로 저자는 긴 이야기 여행을 시작한다. 유명한 정신과 의사인 스캇 펙은 인간이 삶을 살아가는 올바른 방법과 정수를 뽑아 내어 독자들에게 어둠 속의 한 줄기 빛살같은 금언을 전해주고 있다.그는 삶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4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울러 그 동안 그가 상담해 왔던 수많은 환자들의 사례를 근거로 독자들의 마음을 더욱 사로잡는다.

나에게 이 책을 추천해 주신 분의 당부처럼 책 곳곳이 접혀져 있고, 색연필로 밑줄이 그어져 있다. 공감하고 인정하는 내용들이 너무나 많이 담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단 한 권의 책을 읽어야 한다면 바로 이 책이 될 것이라는 그 분의 말씀에 깊이 공감하게 되었다.


 

첫번째 주제는 훈련(Discipline)이다.

"체리 피커가 되지 말고, 케이크는 아껴 먹어라."

훈련 편은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100페이지 가량을 읽어내려 간 것 같다.(내게 이 책을 추천해 주신 분도 같은 경험을 하셨다고 말씀해 주셨다.) 개인적으로 가장 감명 깊었던 부분이었다. 아마도 여전히 게으르고 나태하며, 매일 후회하는 삶을 살고 있는 나 자신에게 가장 아픈 이야기였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나, 고통스러움을 건전하게 견뎌내기 위한 '배움'의 수단으로 4가지 기술-즐거움을 나중에 갖도록 자제하는 것(Delaying of gratification), 책임을 자신이 지는 것(Acceptance of responsibility), 진실에 헌신하는 것(Dedication to truth), 균형을 맞추는 것(Balancing)-을 제시하였는데, 그 내용들이 몹시 실천적이어서 곧장 이해할 수 있었다. 게으름은 이며, 모든 불행의 씨앗임을 나는 분명히 알게 되었다.

 


두번째 주제는 사랑(Love)이다.

사랑이란 자기 자신이나 또는 타인의 정신적 성장을 도와줄 목적으로 자기 자신을 확대시켜 나가려는 의지이다.”

사실 '사랑에 빠진다'는 것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스캇 펙이 사랑의 감정에 대해 비교적 담담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하고자 노력한 흔적을 볼 수 있다. 특히, 사랑의 정의에 대해 읽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여자친구에게 예전에 했던 말이 생각이 났다. “서로에게 시너지가 되는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다. 당신을 만나면 나는 늘 플러스가 된다.”
언제나 이 문장이 가슴 속에서 떠나지 않을 것 같다.


Love is the will to extend one’s self for the purpose of nurturing one’s own or another’s spiritual growth.



M. Scott Peck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세번째 주제는 성장과 종교(Growth and Religion)이다.

 세계관 형성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문화이며, 그것의 기본은 바로 가족이다.”

나는 어떤 종교도 믿지 않지만, 개인이 뚜렷한 세계관을 가져야 하는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그것은 훈련과 사랑의 경험과 더불어 우리의 정신적 건강과 성장을 위해 발달시켜야 하는 요소이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종교를 가진 많은 이들이 스스로를 독려하고 동기부여하는 것에서 많은 자극을 받기도 했다. 현재 함께 일하고 있는 컨설턴트가 그렇게도 많은 일을 탁월하게 해 나가고 있는 것을 가만히 보았을 때, 절대 신이 지켜보고 있음을 인정하고 그에 부끄럽지 않게 하려 하기 때문임을 알 수 있었다. 저자는 하느님에 대한 신앙이 없었다면, 인간이 더 나은 모습으로 발전했을 지 모른다고 의심하고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개인의 성장과 종교간의 관계를 되짚어 보면서 혼자 뚜렷한 가치관을 확립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것임을 느끼며, 나약한 나 자신을 다스리기도 하였다.

 


네번째 주제는 은총(Grace)이다.

그러나 나는 은총을 입은 것이다.”

스캇 펙이 외출 중에 잠시 시간이 생겨서 책을 쓰기 위해 근처 친구 집에 방문하였다.(‘책임감에 대한 초고를 다듬을 목적으로) 처음에는 그에게 퉁명스럽던 친구의 아내가 나중에는 전혀 다른 얼굴로 그가 있는 서재로 와서 한 권의 책을 추천한 것을 두고 스캇 펙은 본인이 은총을 입었다라고 표현하였다. 평범한 에피소드일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이 책을 만난 것이 또 하나의 은총이라 여겨진다. 삶을 바라보는 자세와 마음가짐이 한 순간에 바뀔 수는 없을 것이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 년의 기다림의 과정을 통해 어긋난 덧니를 교정하듯이 마음 한 편에 삶의 기준을 붙잡고 있다면 나 스스로도 조금씩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 확신을 갖게 되었다. 그렇다. 나는 은총을 입은 것이다.

 

스캇 펙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어느 일간지 Book 코너에서 소개했던 <거짓의 사람들>을 통해서 였다. 당시 광고 카피가 꽤 인상적이어서 저자 약력을 유심히 보았었다. 그리곤 잊고 있다가 자주 가는 Filldream님의 블로그(filldream.tistory.com)에서 반드시 읽어야 될 추천 도서 리스트 중 그의 이름이 당당히 No. 1으로 랭킹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도서명은 <아직도 가야할 길>.
추천해 주신 분의 자주 말씀하시는 생각과 철학이 책 곳곳에 그대로 언급되고 있어 나로서는 마치 삶의 소중한 비밀을 혼자만 알게 된 것 같이 흐뭇한 경험이었다.
이 책을 덮고 난 뒤 궁금한 점은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삶을 뒤돌아 보았을 때 이 책을 읽고 난 뒤의 내 삶의 변화가 얼마나 크고 깊을지 가늠해 보는 것이다. 묵묵히 하루를 채워가면서 그 시간을 기다려 보아야 겠다.

 


  


Larry's Choice     ★★★★★    이 책을 만난 건 크나큰 영광이자 은총

초판이 나온지도 30년이 훌쩍 넘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문장 하나하나가 주는 의미가 살아있고, 뼈 속 깊이 파고드는 매력이 있다. 여러 지인들에게 권유하고 있는데, 반드시 그것도 여러 번 읽어볼 가치가 충분히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수많은 블로그의 소개글에서도 반복해서 나오고 있는 이야기는 이 책을 조금 더 어린 나이에 알게 되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것이었다.

나 역시 힘줘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한다. 삶의 지혜를 따끔하게 알려주는 선생이 없다면, 아주 좋은 양서를 가까이 하는 것이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할 것이다. <아직도 가야할 길>은 여태껏 철없고, 후회 속에서 하루를 반복하고 있는 나에게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 이유와 방법에 대해 나즈막한 목소리로 이야기해 주고 있다. 그 목소리가 너무도 따뜻하고 절실해서 숨가쁜 마음으로 읽어내려 갔었다. 다시금 어떤 책을 만나 이처럼 가슴 뛰고 얼굴 붉어질 순간이 올 지, 책 읽는 즐거움이란 무엇인지 참으로 느끼게 해 준 고마운 책이다

책 겉표지에 적혀 있는 문구가 제법 멋드러지고 가슴 뛰게 한다.


우리는 죽을 때까지 사는 법을 새로 배워야 한다
 
막다른 골목을 마주쳤을 때, 혹은 절망의 벼랑 끝에 섰을지라도 바로 그 순간, 우리에겐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음을 기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