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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책

소설 『한자와 나오키』이케이도 준 지음 Review

소설 한자와 나오키 Preview 글을 포스팅하고 얼마 되지 않아, 1권을 다 읽었다.

역시, 정말 단숨에 읽히는 소설!


일본에서 TV드라마로도 제작되어 시청률 50%를 넘는 초대박 히트를 쳤음에도 왜 그 동안 번역 소설이 나오지 않았는지 몰랐는데, 찾아보니 판권을 사 들인 회사가 부도가 나는 바람에 아무런 진척이 없었다고 한다.
이 부분을 한국번역판 출판사인 "인플루엔셜"에서 해결한 모양이다.

 

일본경제 소설의 대가, 이케이도 준

은행원 출신 작가, 이케이도 준

 

1963년에 태어난 작가 이케이도 준은 일명 '일본경제 소설의 대가'로 불리운다.
그의 많은 작품이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1988년부터 약 4년 간 은행원으로 근무한 적이 있는 특이한 경력의 작가이다. 은행원으로 근무한 경력이 그가 경제소설을 작성하는 자양분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소설은 일본 대형은행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이 시대의 직장인이라면 읽어보면서 본인의 직장생활과 비교해 보는 재미도 분명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려운 회계 용어나 경제 용어가 거의 없고, 한자와가 처한 상황에 대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특히, 사내 정치와 인사에 관한 이야기는 많은 직장인들이 매일 경험하는 바로 그것이다.

소설 한자와 나오키의 또 다른 특징은 '연애적인 요소'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드라마에서는 아내 '한자와 하나'의 역할이 가끔 있긴 하나(가방 사오는 씬에서는 매우 사랑스러웠음), 소설에서는 '이름을 빌려준 것 이외에는' 별다른 비중은 없다. 따라서, 주요 인물은 남자들 뿐이다. 아무래도 은행이라는 특수한 공간과 사내 정치와 음모, 부정 등 선이 굵은 주제를 다루다 보니 이야기를 속도감 있게 밀고 나가려 연애 이야기는 덜어낸 것이 아닐까 한다.

소설은 정말 화끈한 권선징악의 모습을 보여준다. 말미에 가해자(누군인지는 스포에 해당하므로)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계속 조명할 때에는 약간의 연민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한자와한테 호되게 당하게 되고, 한자와를 괴롭히거나 부정을 저지른 자들은 모두 처벌을 받게 된다. 시원통쾌한 경제, 직장 소설!

 



한자와 나오키를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계속 연상된 작품이 둘 있다. 은행이라는 배경과 애정 선이 없는 건조한 주제 같은 공통점 때문이 아닌가 싶다.

 

첫째는 NHK에서 방영한 일본드라마 감사법인이다.

둘이 썸 1도 없음

https://www.nhk-ondemand.jp/program/P201000055500000/index.html?capid=noldrama000555

 

土曜ドラマ 監査法人

日本経済がバブル崩壊の後遺症を引きずる2002年、公認会計士・若杉健司が勤めるジャパン監査法人では、企業を救うためには多少の粉飾は見逃そうという「なれあい監査」派と、いかなる不正も認めない「厳格監査」派による二つの大きな意見対立がありました。そんな中で、若杉は大手企業の粉飾を発見。やがてそれが財界、金融界を巻き込んだスキャンダルに発展し、若杉たちも巨大なうねりに飲み込まれていきます。

www.nhk-ondemand.jp

『감사법인』은 일본 NHK에서 2008년 6월 14일부터 7월 19일까지 방영한 6부작 드라마이다.

감사법인은 회계사들이 기업을 감사하면서 발생하는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한자와 나오키에서도 나오는 '분식회계'를 찾아내는 과정에서 주인공인 초보 회계사가 여러 사건들을 만나게 된다.

드라마는 다양한 기업의 형태와 경영의 예를 보여준다. 대를 이어 운영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어려움에 관한 이야기도 있고, 은행과 재정국의 비리 등 길지 않은 6부 동안 다양한 사례를 다루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주인공이 힘든 하루를 보내고 저녁에 들러 술한잔하는 Bar 씬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의식같이 느껴지기도 했고, 여주인공 야마나카와 속마음을 이야기하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와카스키의 모습에서 감정이입이 되기도 했다.

요즘 YouTube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6시간의 투자 가치는 충분한 드라마이다!

 


 

한자와 나오키을 읽으며 연상된 두 번째 작품은, 소설 『실격사원』이다.

잔망스런 이미지보다는 뒷통수가 얼얼한 에피소드가 많음

2009년 출간된 소설 『실격사원』은 은행을 주무대로, 회사생활에서 직장인이 지켜야 할 규칙을 '모세의 십계명'을 딴 열 편의 이야기로 구성하였다.

작가 에가미 고 역시, 이케이도 준과 같이 은행원 출신이다. 그러나, 훨씬 더 오래 전에, 더 오랫동안 근무한 베테랑이며, 은행원으로도 유명한 인사였다고 한다. 

 1954년 효고 현에서 태어나 와세다 대학 정치경제학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1976년 다이이치칸교 은행(현 미즈호 은행)에 입행해서 우메다, 시바 지점을 거쳐 본부의 기획부, 인사부에서 근무했다. 1997년 다이이치칸교 은행의 총회꾼 불법대출 사건이 일어났을 때 홍보부 차장으로서 혼란을 수습하고 컴플라이언스 체제 구축에 큰 공헌을 하며 세상에 알려졌다. 그는 이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금융부식열도 주바쿠」의 모델이기도 하다. 

2002년 쓰키지 지점장을 지내면서 경제소설 『비정은행』을 발표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복면 작가'로 활동하다 2003년 두번째 작품인 『기사회생』을 발표하고 미즈호 은행을 퇴사하면서 본격적인 작가의 길로 들어선다. 현재 일본진흥은행의 사외이사로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그밖의 저서로 『총회꾼 유지』『부식의 왕국』『좌초-거대 은행이 흔들린 날』『가스미가세키 중앙합동총사 제4호관 - 금융청 이야기』『사장실격』『비정인사』 등이 있다.

- Yes24 작가 소개 중


『실격사원』은 출세를 위해 정말 앞뒤, 물불을 가리지 않는 직장인들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이다.
박장대소하는 에피소드도 있고, 내가 만약 저런 상황에 처했으면 어쨌을까 생각한다면 모골이 송연해지는 아찔한 이야기들도 있다. 일본 은행 내의 까다로운 승진시험, 이직 의도 몰래카메라를 통한 충성도 테스트, Sexual High Issue 등 우리가 직장생활에서 한번쯤 만날 법한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단, 소설의 재미를 위해 극적으로 연출된 이야기이다. 이 책은 '직장생활 서바이벌 지침서'는 아니다.
여름 날, 소설 속 주인공을 위안 삼으면서 회사 생활에서 재충전하기 좋은 책이다.

 


 

한자와 나오키 2권은 아쉽게도 아직 리디북스 셀렉트 리스트에는 없다.
1권과 2권이 동시에 나왔는데, 1권만 리디북스 셀렉트에 있고, 2권은 리디북스에서만 읽을 수 있다.
총 4권까지 발간될 예정인데, 하루 빨리 2~4권 모두 셀렉트에서 만나볼 수 있길 기대하면서,
일단 2권을 읽고 싶은 욕망을 좀 눌러봐야겠다.

월 6500원에 4권 모두 읽기